사이비 학술단체에 대한 실태조사와 대책 마련 정부에 촉구

▲ 【충북·세종=청주일보】 공공연구노동조합 로고
【충북·세종=청주일보】김종기 기자 = 지난 19일,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는 와셋 (WASET:World Academy of Science, Engineering and Technology, 세계과학공학기술학회) 컨퍼런스에 대한 충격적인 소식을 보도했다.

취재진이 온라인에서 유행하고 있는 싸이젠(SCIgen)이라는 자동 논문 작성 프로그램을 이용해 단 몇 초 만에 작성한 가짜 논문을 와셋에 등록하고 발표를 하는 과정을 시연해서 관련 분야 전문가가 아닌 그 누구라도 얼마든지 가짜 논문을 발표해서 실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를 본 시청자들뿐만 아니라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대학과 출연연 종사자들은 개탄과 경악을 금치 못했고 더욱 심각한 것은 와셋을 이용한 허위 실적 제조에 다수의 한국인 대학교수와 대학원생이 연루돼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제대로 된 심사 과정도 없이 학술대회를 열어 발표 기회를 주는 사이비 학술단체에 국내 유수의 대학에서 수백편의 논문을 올리고 있음에도 현재의 연구관리 시스템은 한건도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

이번 뉴스타파의 보도는 그간 지적돼 온 대학 연구과제에 대한 허술한 관리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며 이들이 사용하는 연구비의 대부분이 국민의 세금에서 나오는 현실에서, 학자적 양심과 연구윤리만 들먹이며 이 사건을 넘어가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정부는 와셋뿐 아니라 대표적인 해적 학술단체인 ‘오믹스(OMICS Publishing Group)’와 ‘사이언스 퍼블리싱 그룹(SPG:Science Publishing Group)’ 등 국내외 사이비 학술단체에 대한 대대적이고 전반적인 실태조사와 수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뉴스타파에 보도된 대학과 출연연 연구관리 기관에 대한 수사는 당연하고, 국가 R&D 관리 시스템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당조했다.

실태조사를 통해 연구비 관리, 과제 관리의 문제에 대해 신속한 대책을 수립할거을 강력히 요구했다.

또한, 개인의 연구윤리 부재로만 문제를 축소할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일들이 한국의 연구공동체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지를 근본적인 관점에서 살펴볼것을 권유했다.

비리에 연루된 자들은 단호하게 처벌해야 하지만, 실태파악과 대책 수립을 빌미로 열심히 연구에 종사하고 있는 출연연 연구자들을 옭죄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당장에 내세울 결과만 요구하는 앞세우는 정부의 책임도 크다고 꼬집었다.

이 시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이 여전히 단기적 성과주의와 무한경쟁의 논리에만 기대고 있지 않은지 다시 한 번 되짚어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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