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세종=청주일보】김흥순 = 고도리와 자랭이의 죽음

고등어의 새끼를 고도리라고 한다. 고등어(chub mackerel)는 《자산어보》에 벽문어(碧紋魚)·고등어(皐登魚), 《재물보》에 고도어(古道魚), 《경상도 속한지리지》에 고도어(古都魚)라 부른다는 기록이 보인다.

방언은 고도에, 고두에, 고동무치, 고망어, 고마어, 꼬도리 등으로 불린다.

지금 오징어의 위기에 이어 고등어의 위기가 닥쳤다. 전국 최대의 고등어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에 나온 고등어 중 80~90%가 볼펜 크기, 심지어 라이터 크기 밖에 되지 않는 새끼라는 것이다.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에 길이 21㎝ 이하의 고등어는 포획이 금지돼 있는데도 이렇게 버젓이 유통되고 있으니 법이 제 구실을 못하는 셈이다.

그래서 국민생선 고등어가 없어질 위기에 있다. 고등어 새끼 고도리의 죽음 때문이다. 수산업 관계자들은 어린 고등어를 두세 달만 더 놓아두면 훨씬 크고 맛도 좋을 것이라 한다.

이러다가 ‘국민 생선’ 고등어마저 고갈되고 그래서 수입산에 의존해야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병어도 마찬가지라 한다,

병어를 부르는 이름도 아주 많다. 병치·병어·덕자·덕대·입병어·독병어·돛병어·병치메가리 등이다. 어민과 상인, 횟집 요리사, 병어 산지의 토박이 주민의 말이 다 틀리다.

아이 손바닥만한 작은 세끼 병어는 자랭이라 부른다.


병어든 고등어든 자라지 못한 물고기를 마구잡으면 결국 어자원이 고갈된다.

생선 씨를 말린다고 중국 어선만 탓할 수 없다.

아무리 물고기라 해도 어린 녀석을 저렇게 잡아들이는 것은 생명윤리적으로도 문제가 있다.

정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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